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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ds
I. 조직현황
H사는 직급 없이 단일 호칭으로 운영되는 수평 조직으로, 평균 근속이 긴 편임. 변화나 새로운 시도보다 현재 방식에 머무르는 안전지향적 분위기가 자리 잡은 상태였음
특히 단일 직급 구조에서는 연차가 쌓여도 '대리·과장·차장'처럼 역할과 책임의 기대치가 명시적으로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고연차 구성원일수록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정의해야 하는 상황이었음
외부 환경 변화 속에 단기간 가파른 성장을 경험했으나 이후 시장 상황이 달라지며 성장세가 꺾였고, 구성원들의 사기와 동기 수준도 함께 낮아진 시점이었음
H사는 근속 단계별 구성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지난해 중간 연차 대상 과정에 이어 올해는 근속 10년 이상 고연차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과정을 준비하고자 했음. 단순한 리프레시를 넘어, 오래 근속한 구성원들이 조직 안에서 해온 역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함
II. 요청사항
단순히 오래 다닌 사람이 아니라,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고연차분들이 안정지향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영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이분들이 '경험과 전문성으로 회사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수평 조직 안에서의 역할 재정립
"직급이 없다 보니 연차에 따라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해주기가 어렵습니다. 고연차로서 본인이 맡을 수 있는 역할과 책임을 스스로 생각해보고, 이것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무겁지 않게, 재미와 의미가 함께
"무거운 분위기보다는, 여러 부서의 동료들과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Solution
I. 리얼워크 접근
1. 동기부여를 넘어 역할 재정립으로
고객이 짚은 방향은 명확했음. 동기부여와 역할 재정립. 사전 미팅에서 파고든 것은 그 앞의 질문이었음. 왜 10년차 구성원의 역할이 흐려졌는가? 단일 직급 체계에서는 대리·과장·차장처럼 연차에 따른 역할 기대가 제시되지 않기에, 10년을 근속해도 "이제 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조직이 준 적이 없음. 동기가 떨어진 것이 아니라, 동기를 걸 만한 역할이 부재한 것
역할은 교육으로 부여한다고 지속되지 않음. 스스로 정의할 때 지속됨. 그래서 워크숍의 방향을 '바람직한 고연차상(像)을 전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10년을 재료로 역할을 직접 도출하는 시간'으로 설정함
2. 팀장 사전 서베이에서 기대 역할과 공통 강점 도출
혼자만의 성찰은 "내 생각일 뿐"에 머물기 쉬움. 특히 역할 재정립처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정의되는 주제라면, 자기 인식을 검증할 외부의 근거가 필요함
그래서 워크숍 전에 대상자들의 상급자인 팀장들에게 사전 서베이를 진행함. 질문은 세 가지. ① 고연차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② 이들의 공통적인 강점은 무엇인지 ③ 응원의 한마디
서베이 결과에서 공통 강점 6가지와 기대 역할 5가지를 도출해 워크숍 활동에 직접 활용함. 참가자들이 워크숍에서 마주하는 강점과 역할 리스트는 외부의 일반론이 아니었음
이 서베이는 정보 수집인 동시에 리더를 향한 개입이기도 했음. 기대 역할과 강점, 응원을 문장으로 써보는 과정에서 팀장들 역시 고연차 구성원의 가치를 언어화하게 됨.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에, 이들을 바라보는 리더의 시선이 먼저 정리된 것
3. 지난 10년의 인정이 앞으로의 역할이 되도록
대상자 대부분이 대규모 워크숍 경험이 많지 않았고, 고객 역시 무겁거나 평가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와 의미가 함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음. 그래서 전 과정을 문제 진단이 아닌 긍정·강점 기반으로 구성하고, 본 활동에 앞서 밸런스 게임과 리얼워크 ㅋㄷㅋㄷ 대화카드로 입과 마음을 여는 시간을 충분히 배치함.
회고 활동지 역시 고객사의 업(業)과 문화에 친숙한 언어로 재구성해 '교육 자료'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이야기'로 느껴지게 함.
II. 워크숍 세부 구성
근속 10년 이상 실무자급 구성원 약 90명이 3개 차수(차수당 약 30명)로 참여함. 팀·본부 단위가 아니라 여러 조직을 혼합 편성해, 평소 접점 없던 동료들과 경험을 교차하는 것 자체가 워크숍의 효용이 되도록 함.
전체 흐름은 지난 경험을 돌아보고(회고) → 나의 동기와 강점을 정리하고(재발견) → 관계의 노하우를 나누는(연결) 세 단계로 설계함.
1. 지난 경험 회고
입사부터 현재까지 10년을 돌아보는 네 가지 질문으로 회고함. 1) 시작의 마음가짐 2) 치열하게 일했던 순간 3) 힘들었던 시기와 빠져나온 방법 4) 뿌듯했던 순간
이어서 그간의 여정 속에서 어떤 능력(지식·기술·태도)을 얻었는지, 어떤 관계를 얻었는지를 정리해봄.
조별 공유를 통해 서로의 10년을 함께 돌아봄. 같은 회사의 10년이어도 지나온 길은 저마다 달랐고, 힘든 시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건너온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서로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짐
2. 동기·강점 재발견
역량 발휘의 조건을 두 축으로 다룸. (동기: 무엇이 나를 움직이는가 / 강점ㅣ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동기카드(Motivation Card)로 최근 동기 요인의 변화를 점검하고, 소그룹 대화로 '어떤 동기를 어떻게 하면 스스로 올릴 수 있을지' 서로 제언함
강점카드로는 조원들이 회고에서 들은 이야기를 근거로 서로의 강점을 찾아 건넴. 여기에 사전에 지인·동료로부터 받아온 강점 피드백을 교차해 나의 강점 Top3를 확정함. 본인의 주장만이 아니라 타인의 관찰로 검증된 강점이라는 점이 수용도를 높임
이어서 강점을 역할로 연결함. 팀장 서베이에서 도출한 공통 강점 6가지 중 나에게 해당하는 것을 확인하고, 기대 역할 5가지에 대해 지금 나는 얼마나 하고 있는지(10점 척도), 어떤 역할을 더 잘 해보고 싶은지, 우리 팀에 필요한 나만의 역할은 무엇인지 작성하고 조별로 공유함
모듈의 마지막에 팀장들의 응원 메시지를 전달함. 방금 마주한 리더의 기대가 요구가 아니라 신뢰의 표현임을 확인하는 순간으로, 역할 재정립이 부담이 아닌 인정의 경험이 되도록 함
강점 워크시트
3. 관계 노하우 공유
10년의 근속이 남긴 것은 업무 역량만이 아님. 사람과 일하는 자기만의 노하우 역시 고연차 구성원의 자산임. 이 암묵지를 서로의 학습 자원으로 삼도록, 직장 내 관계를 성찰하는 질문 20개를 메인–서브 질문 구조로 설계함
각자 '답하고 싶은, 혹은 듣고 싶은' 질문 3개를 선택하고, 조별 투표로 Top3를 정해 서로 묻고 답함. 주어진 질문을 소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고른 질문으로 대화하는 구조여서, 대화의 밀도가 달랐음